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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제일 오른쪽 톰과 제 옆의 리엄이 운영하는 도장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 바로 앞에 귀여운 꼬마녀석은 제 아들 Joseph 정환 Lee구요. ^^

인종은 다르지만 태권도 하나로 친해질 수 있었던 친구들이죠. 특히 톰의 경우는 예전 같이 운동하던 시절 1분에 나래차기 87번을 기록했던 친구이기도 하구요.

http://blog.naver.com/gs4u_lee/150181093174

오늘은 위의 링크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태권도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2003년 처음 영국으로의 이민을 생각하고 가능성을 타진하러 갔을때 친구를 만들기 위해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태권도였습니다.

처음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던 시절 전화번호부를 펼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도장에 전화를 했었죠. 영어가 많이 부족하던 시절이라 “나는 한국사람이다”와 “태권도를 같이 하고싶다” 두 마디만 했는데 데이비드 관장님께서 직접 집까지 절 데리러 와주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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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기억나는건 도장 문을 들어서는데 50명 가까이의 관원들이 정렬해서 저에게 인사를 하는 겁니다. 단지 한국사람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특히나 리버풀은 한국사람이 많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구요.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관심분야가 같았기에 친구를 하나 둘 만들 수 있었고 한국인이 아닌 이들의 태권도에 대한 열정에 단지 친구를 만들고자 했던 의도와는 달리 태권도를 진심으로 다시 좋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제 친구들 중 마이클이라는 초등학교 교사가 근무하던 아래 사진의 베드포드 초등학교에서 특별 체육시간 과제로 태권도를 하고 싶다라는 뜻을 밝히게 되고 제게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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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일을 하기로 결정하게 된 계기는 교장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태권도와 더불어 한국문화를 함께 가르치고 싶어서 제게 문의하셨다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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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어학연수를 계획하고 계신분들께 경험자로서 드리고 싶은 조언은 현지에서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해보시라는 겁니다. 성인들은 외국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대화를 하지만 아이들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는 컨셉 자체를 이해하려 들지 않거든요. ㅋㅋ 이 시절 이 아이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했던 노력들로 인해 영어실력이 많이 늘었던게 사실이었으니까요.

 

이후 2004년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을 때도 다른 일을 하면서 이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태권도를 가르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지난 블로그에서 얘기했던 택시일을 시작하면서 태권도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택시일의 특성상 시간 조절이 가능했기 때문이었죠.

우선 리버풀 내 모든 학교에 공문을 보낸 뒤 10군데 이상의 학교에서 답변이 왔고 그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제 본업이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영국으로의 이민결정에 가장 컸던 이유중 하나가 한국에서의 디제이 커리어를 현대음악의 중심지 중 하나인 영국에서 하고 싶었던 건데 어느덧 디제이로서의 Gsu 쌤의 모습은 제 자신에게도 많이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디제이로서의 제 모습을 다시 찾고 싶어 시간이 날 때면 제가 작업한 믹스테입들을 들고 클럽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돌렸지만 돌아오는 반응들은 냉대하기만 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나름 잘 해 왔었다고 자부심을 가졌던 저였지만 기존의 현지 디제이 세력들에겐 단지 이방인일 뿐이었던거죠.

특히나 같은 해 2006년 지난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존이라는 친구가 영국 전국 태권도 대회 56kg급에서 1위를 하게 되고 이후 소문이 나 학교방문 특별 체육과정 이 외에도 일주일에 월, 수, 금 저녁 성인반을 시작하게 되고 토요일에는 주니어반을 시작하게 되면서 디제이를 하고 싶었던 제 꿈은 어느덧 많이 잊혀져 있었습니다. 택시일과 태권도 일로 인해 다른 일을 시작하는 건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기도 했구요.

 

그런데 꿈이라는건 잊혀져 갈때 쯤이면 다시금 기억되곤 하더군요. 그리고 그때마다 기회는 다시 찾아 오고는 하는 것 같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택시를 하고 있었고 점심시간 이후 콜이 들어와 손님을 픽업하러 가던 길에 신호대기 중이던 제 바로 앞차를 유심히 보게 됩니다. 어디서 봤더라 하고 생각하던 중 제가 믹스테입을 들고 찾아다니던 클럽들 중 하나인 리버풀 Hannah’s Bar의 제리라는 사장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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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가 바뀌기 얼마전 중앙선을 넘어 제 차로 앞을 가로 막고는 항상 가지고 다니던 믹스테입 중 하나를 주섬주섬 챙겨 차에서 내려 그 사장님께로 다가갔는데 그때 절 보시던 눈빛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동양인 차량 강도 정도? ㅋㅋㅋ 뒷 차량땜에 후진도 못하시고 창문을 올리시더니 차 안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길래 창문 좀 내려 보라고 그랬더니 창문을 아주 약간 목소리가 들릴 정도만 내리시더군요. 그래서 그틈으로 씨디를 넣으며 “왜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냐, 내가 니네 가게 디제이들보다 더 잘 할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절 미친놈 같이 보더니 씨디를 받아들며 차나 빼라고 하시더군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미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일이 마무리 되고 태어나서 그만큼 후회를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그 가게에서 노래를 틀고 싶었었는데 물 건너간거죠.

그런데 그날 오후 5시정도 전화 한통을 받게 됩니다. 한나스 바의 매니저라고, 그날 밤 오디션 한번 보겠냐고…

갔습니다.

오디션 결과는 아래사진으로 대신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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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쓰리잡이 시작되었죠.

 

이때 하루일정은 대충 아래와 같았습니다.

오전 5시 기상, 6시 출근 오전10까지 택시, 학교 방문 태권도, 또 택시, 점심시간 후 오후 태권도 수업을 신청한 학교 방문, 또 택시, 방과 후 태권도 수업을 신청한 학교 방문, 또 택시, 태권도 저녁반, 샤워, 저녁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디제이, 퇴근…

힘들었지만 태어나서 가장 행복했던 시절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3개의 일자리가 5개가 됩니다…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게 가능했었는지 모르지만…

 

암튼 파이브잡 얘기는 투 비 컨티뉴드…

Gsu 쌤


Gsu쌤_이근수 copy